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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여중 '석창우 화백' 명사 초청 특강

 “누군가 손이 있던 30년과 손 없이 살았던 30년 중 언제가 더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연코 손 없이 살았던 30년이 훨씬 행복했다고 말할 겁니다”

 석창우 화백의 말이다. 그는 12일 충청북도 제천시 제천여자중학교(교장 전우선)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명사 특강의 강연자로 나서 어려움을 극복한 자신의 삶을 학생들과 공유하며 이 같이 밝혔다.

 석창우 화백은 ‘꿈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는 주제로 진행한 이날 강의에서 “꿈은 ‘희망’이 아니라 ‘신념’”이라고 강조하며 “분명한 목표를 갖고 정진해야만 성취를 이뤄낼 수 있고 ‘행복한 삶’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석 화백은 ‘수묵크로키’라는 독창적인 영역으로 국내외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문화·예술계 유명 인사다. 미국과 독일, 중국, 프랑스 등에서 41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260여회의 그룹전에도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수묵크로키 시연으로 2014년 소치 동계장애인 올림픽과 2018년 평장 동계장애인 올림픽의 폐막식을 장식한 사람도 바로 석 화백이었다.

 또 석 화백의 지난 여정과 주요 작품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중·고등학교의 미술·도덕·체육 교과서에서 그의 작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국과 일본의 주요 방송에서도 꾸준히 소개된다.

 명지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석 화백은 1984년 불의의 사고로 두 팔을 잃으면서 전혀 다른 인생을 걷게 된다. 전기공사 중 2만2900볼트 고압전기에 감전되는 큰 사고였다.

 하지만 석 화백은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섰다. 바로 그림이다. 이 과정에서 서예가인 효봉 여태명 작가(원광대 교수)와 연을 맺으며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고 ‘크로키 1인자’로 불린 고(故) 김영자 선생에게 본격적으로 그림을 전수받으며 ‘수묵크로키’ 장르를 개척하게 됐다.

 석 화백은 “아이에게 무엇이라도 해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어 그림을 배우려 했더니 좀 더 쉬운 취미 생활을 찾아보라는 권유를 들었다”면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사군자’는 먹물 하나만 있으면 되니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여태명 선생은 자기가 가르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배우라 권하고 그에 걸맞은 스승을 소개해줬다”면서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크로키를 접목한 독창적인 미술장르에 도전하는 꿈을 갖게 되면서 ‘서예 크로키’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팔이 없다는 것은 석 화백에겐 단점이 아니었다. 팔이 아닌 온 몸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만큼 순간적인 붓터치로도 단순하지만 역동적인 장면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의 수묵크로키 시연을 본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그가 찰나에 대상의 혼을 훔치는 재주’를 지녔다고 평가한다.

 물론 난관이 없지도 않았다. 감전사고에서 비롯된 후유증과 환상통, 지루성 피부염, C형간염, 협심증 등은 석 화백에게 상당한 고통을 안겼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가족과 자원봉사자의 도움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석 화백은 “세상에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당장 할 수 있는 것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 ▲더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 등 세 가지가 있다”면서 “수많은 실패를 겪겠지만 절실하고 즐겁게 행하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오늘부터 멋진 꿈을 설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행복한 삶이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